[애틀랜타(미국)=권영일 객원기자] “대사시절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본분을 잊지 않았지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첫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한 성 김 현대자동차 자문역이 2024년 올해의 영웅자상 시상식(New American Hero Award Gala)에 참석차 조지아 애틀랜타를 현지시간으로 17일 방문했다.
그는 “필리핀에 근무할 당시, 한류 열풍 덕분에 미국 대사로서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었다”고 술회했다. 한국을 좋아하는 필리핀 국민들이 한국계인 자신에게도 우호적으로 대했다는 것이다.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대한민국이 괄목상대하게 발전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최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린 미주동남부한인회연합회 회장단 연수회에 참석, 전현직 지역한인 회장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그가 공식 석상에서 한국어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관 신분으로 공식 상황에서는 반드시 미국의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15일(현지시간) 김 전 대사는 상금 전액을 뉴욕 저소득 가정의 소외된 아시안 이민자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Apex for Youth, 펜실베니아 대학, 로욜라 로스쿨 등에 전달했다.
김 전대사는 수상소감에서 “1973년 미국에 왔을 당시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3개국(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를 지냈다” 면서 “미국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의 유대관계는 매우 독특하며 “우리가 함께 한다면, 온 우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가 지난 2000년부터 해마다 주최하는 ‘이민자 영웅상’은 한인 이민자로서 미국의 발전에 공헌하고, 재미 동포사회의 위상을 높인 인물에게 주어진다.
이 상은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홍보함으로써 차세대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미국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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