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주총 D-1, 모녀VS형제 경쟁 '팽팽'…'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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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주총 D-1, 모녀VS형제 경쟁 '팽팽'…'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총력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3.27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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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개최…경영권 향방·OCI 통합 여부 판가름
'모녀' 42.66% VS '형제' 40.57%…우호 지분율 접전
'20.5%' 소액주주 관건…양측 주주에 막바지 호소
지난 21일 (왼쪽부터)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jpg
지난 21일 (왼쪽부터)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을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8일 주총에서는 경영권의 향방과 더불어 OCI와의 통합 여부가 결정지어질 예정이다. 팽팽하게 대립 중인 한미약품그룹 모녀 측(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은 캐스팅보트를 쥔 소액주주 표심 얻기에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심의하고 현 경영진이 추천한 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각 선임의 건,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박경진·서정모·김하일 사외이사 각 선임의 건, 박경진·서정모 감사위원 각 선임의 건 등 현 경영진의 안건에 찬성하고,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이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에는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 중 이사회 안과 주주제안이 경합하는 이사 및 감사위원 각 선임 안건에 대해 이사회의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지지로 한미 모녀 측은 42.66%의 지분을 확보, 임종윤·종훈 형제의 우호 지분율을 역전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이 특수관계자 등을 통해 확보한 지분은 35%였다. 형제 측이 특수관계자 등을 통해 확보한 지분은 28.42%며, 앞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40.5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26일 법원이 형제 측이 OCI와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데 이어 국민연금의 지지에 따라 모녀 측은 형제 측보다 다소 앞서게 된 상황이다.

다만 양 측의 우호 지분율 차이가 약 2%p에 불과해 지분 20.5%를 차지한 소액주주의 결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에 양 측은 소액주주 표심을 붙잡기 위한 막바지 경쟁에 돌입했다. 

(왼쪽부터)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제공=한미그룹
(왼쪽부터)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제공=한미그룹

송 회장이 이끄는 한미그룹은 이날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며 OCI와 통합 이후 리더십 토대 구축에 나섰다.

한미그룹 측은 "임주현 부회장은 임성기 회장과 송영숙 회장의 뒤를 이어 한미그룹의 DNA를 지키고 ‘신약개발 명가’의 위상을 더욱 높일 차세대 리더"라며 "한미그룹 임직원들도 한마음으로 단합해 통합 이후 펼쳐질 새로운 한미그룹 비전을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공격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주주친화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고, 주주님들께서 충분히 만족하실 수준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적 공격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주주님들께서 가장 우려하셨던 대주주의 ‘오버행’ 이슈가 이번 통합으로 해소되는 만큼 주가 상승을 막는 큰 장애물이 치워지게 됐다”며 “이달 초 이사회에 보고하고 공개했던 주주친화 정책을 확실히 챙기고,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보다 공격적 주주친화 정책들도 채택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사측의 설명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 11일 주총 안건과는 별도로 회사의 주주친화 정책을 보고받고 승인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통합 이후 재무적, 비재무적 방안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재무적 방안으로는 ▲중간배당 도입을 통한 주주 수익성을 제고하고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친화정책 재원으로 활용, 배당·자사주매입·무상증자 등을 통해 성장에 따른 성과를 주주와 공유하겠다고 했다. 비재무적 방안으로는 ▲주주와의 의사소통 강화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 요소로 주가 반영 등을 구체적 정책으로 선정했다.

이에 맞서 임종윤·종훈 형제는 주주들에게 이들의 주주제안을 선택해 달라는 당부를 담은 서신 형태의 글을 이날 공개했다.

두 형제는 “저희는 어머니 말씀처럼 철없는 아들들일지 몰라도 선대회장님의 경영 DNA를 이어가고 故 임성기 회장님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아버님의 불꽃같은 의지를 되살릴 뿐 아니라 더 크게 활활 타오르게 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제(26일)는 정말 저희에게 매우 가슴 아픈 하루였다"며 "수원지법은 저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국민연금은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저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를 OCI홀딩스의 자회사인 중간지주회사로 편입하는 것은 국민연금 보유 주식 가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분명해 보임에도 국민연금이 어제와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특히 예상 밖이었다"며 "주로 회사에서 전달한 정보에 기초해 판단하면서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재판부의 가처분 결정문 중 "이 사건 신주발행 등에 관한 이사진의 경영판단의 합리성과 적정성에 대해서는 향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부분을 언급하며 “법원은 한미사이언스를 OCI그룹에 편입하는 결정이 합리적이고 적정하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소액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월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부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통합을 결정했다. 임종윤·종윤 형제는 이 결정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그룹 경영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이번 주총에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 형제 측은 자신들을 포함한 5명의 이사 후보를 각각 올렸다. 표 대결의 결과에 따라 한미·OCI 통합 여부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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